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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의 멘토입니다

도서관의 책들을 정리하는 방법 (내게 어울리는 열정에 대하여)

by 두잉나우 2024. 3. 27.

 

 혹시 도서관의 책들을 정리하는 방법을 알고 계시나요?

 

 이 글에서는 도서관을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보통의 정성으로는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내게 어울리는 열정에 대해서도 써보려합니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연관되는지 이해가 어려우실 겁니다. 

 

 그래서 다음 그림을 준비했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라면 그림만 보더라도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눈치 채실 수 있을 겁니다. 

 

 

 눈치 채셨나요.

 

 

 

 

 

 사실, 아무 내용 없는 그림입니다.

 그냥 똑똑한 척 해보려고 뭐라도 있어보이는 그림을 가져왔습니다.

 

 심지어 저 심각한 표정의 아저씨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열정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적어도 제가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는 해야하니, 똑똑해 보일만한 그림으로 넣어봤습니다.

 어이는 없겠지만 이제 제가 하려는 이야기에 관심은 생겼겠죠.

  

열정을 불꽃에 비유합니다

 

 

 

 제가 믿고 있는 열정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대학원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공학박사가 되었습니다. 

 대학교 4년, 대학원생활 6년, 연구원으로 다시 1년. 같은 학교 같은 식당에서 11년간 밥을 먹었습니다. 지긋지긋 했습니다. 학위기간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박사란, 한 가지 영역을 깊이 파고 들어 결국에는 지금까지의 존재했던 지식의 지각을 뚫고 이전 까지 없었던 점하나를 만들어내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말입니다. 그 점들은 다시 새로운 지식의 지각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우리는 지식이 확장된다고 표현합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전까지 있던 영역에 대해 알아야 하며 그 안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는 오랜시간이 걸리며 많은 정성을 필요로 합니다. 학위기간이 순탄치 않았던 이유는 매번 연구 주제가 바뀌었기 때문이죠. 대충 일년에 한 번씩 주제가 바뀌게 되는 안좋은 상황들을 겪었습니다. 하필이면 관련성이 적은 주제들로 변경되다 보니 매번 새로운 것을 빠르게 습득하고 새로운 내용을 생각해 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했습니다. 버거운 일을 해결해 내야만 하다보니 제게는 특별한 열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때 생각했던 열정을 표현하자면 마치 불꽃같은 느낌의 열정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고 많이 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고 밤을 새고 나를 돌아볼 시간도 아껴가며 일을 해치워버려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매일 나름의 고통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참아낸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날 수록 힘이 부치는 것을 느낍니다. 지쳤습니다. 

 

 그러던 중 한 친구에게 열정에 대한 다른 말을 듣습니다.

 

빙산같은 열정

 

 "열정은 빙산같은 것이다"

 빙산이 그 거대한 몸뚱아리를 숨긴채 소리 없이 움직이는 것, 그 친구는 그것을 열정이라고 생각다고 말했습니다.

 그 전까지의 제가 생각한 열정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겉으로 보기에는 열심히 하는 것 처럼 보이기에 비유하자면 "연기만 남는 폭죽"에 가까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열정은 '열중'이나 '집착'과 동의어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과 면담하면서 성공의 조건을 물어봤을 때
그들이 언급한 열의는 다른 종류였다.
그들의 발언에서는 열정의 강도보다
시간이 흘러도 한결같은 '열정의 지속성'이 자주 언급됐다.
(그릿, 2016)

 

 이 말을 듣고 저도 마음을 고쳐 봤습니다.

 조급함에 무리하지 않고 몸을 태워가지 않으며 묵묵히 나의 할일을 해보자고 생각합니다. 

 

 그 후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마음을 먹은 이후로의 저의 연구 효율과 연구성과의 변화를 표현해보자면 이렇습니다.

 

 

 

 놀랍게도 아무런 변화도 없었습니다.

 효율도 그대로, 성과도 그대로 입니다.

 극적인 효과를 기대했으나 그렇지는 못했죠.

 

 그러나 달라진 것이 있기는 했습니다. 저의 마음입니다. 

 더 이상 힘들지 않았습니다. 

 

 제게 있어서 일이란, 더 이상 해치워야 하는 것이 아니게 됐습니다.

 그저 하루 하루 내가 가려는 곳으로 가고 있을 뿐. 그 이후로 힘든 것도 싫은 것도 없었습니다.

 

 말이란 신기합니다. 열정이라는 단어 하나도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과 느낌이 다릅니다.

 그리고 내게 어울리는 말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야 도서관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도서관의 책을 정리하는 방법

 

 

 제게 정리는 어렵습니다. 고작 책상 하나 치우는 것도 매일 하기 힘든걸요.

 아버지께서는 도서관 사서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도서관을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정리 하는 방법을 항상 궁금해 하던 저는 영업비밀을 알아낼 생각에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 하고 적잖은 기대를 했습니다.

 

 그때 해주신 말씀은

 

 

 "눈앞에 보이는 책을 책장에 넣는다."

 

 생각보다는 너무 단순해서 실망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대단한 방법이기에 마음에 넣어두었습니다.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진리란 항상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것 알려줄 때는 돈을 받아야 합니다. 돈이라도 내야 사람들이 기억할 테니까요.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로 제게 있어 열정이란 이렇습니다.

 도서관의 책을 정리하는 것과 같습니다.

 항상 어질러저 있고 치워도 치워도 계속 치울것이 생기지만 눈앞에 보이는 하나 하나를 당연하듯 치울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힘들지 않습니다. 몸은 지쳐도 마음이 지치지는 않네요. 좋은 가르침을 배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을 말의 의미입니다. 

 정확히는 내게 어울리는 말의 의미입니다. 

 

모든 말에는 영혼이 있다.
각각의 말은 그저 의미만 갖지 않는다. 그 말에만 깃든 영혼을 갖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의 말, 2015)

 

 

 저는 제게 어울리는 단어 하나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원하는 모든 것, 지금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Doing i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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